[이우연의 얼바인 101] 얼바인 공립학교 오케스트라

얼바인 생활/이우연의 ASK 얼바인 2012/01/04 12:00

‘영무가 4학년이지. 그럼 어바인으로 오기 전에 바이올린 레슨을 좀 받게 해. 레슨 안하고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학교 오케스트라에 적응하기 힘들거야’ 이미 어바인에 이주했던 친구는 영무가 초등학교 오케스트라에 적응하지 못할까봐 연신 조언을 했다. ‘아니 어느 초등학교에 오케스트라가 있는데?’ 초등학교에 오케스트라가 있다는 말에 귀가 쫑긋하며 물었다. ‘어바인에 있는 거의 모든 초등학교 오케스트라가 있어. 원하기만 하면 4학년부터 현악기를 할 수 있다니까’

공립학교에 학교에서 주관하는 오케스트라가 있다는 말에 이주하기 두 달 전부터 수정이에 주 3회의 바이올린 과외를 시켰었다. 낯선 악기를 두 달만에 기초라도 배운다는 것이 애초부터 무리였지만, 빨리 미국학교에 적응시키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어바인에 와서 들어보니 초등학교 오케스트라는 한국 뿐 아니라 미국에서도 드문 경우라고 한다.

영무를 4학년에 입학시키자마자 아들을 데리고 근처 악기가게에 가서 중고 바이올린을 괜찮은 가격에 구매했다. 그런데, 오케스트라를 하기 위해서 악기를 구매할 필요는 없다. Irvine Public School Foundation(IPSF)라는 기관에서 제공하는 악기 대여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일정 수준 이상의 악기를 약정한 월 대여료를 내고 빌려 사용할 수 있고 또 수익금이 학교를 보조하는 용도로 쓰인다.

IPSF 뿐 아니라 어바인과 OC의 대형 악기가게에는 나름의 악기 대여 프로그램이 있다. 계약금과 월 정액의 대여료로 빌려 사용할 수 있으며, 일정 기간이 지나면 감가상각을 제외한 금액만큼을 지불하고 대여 사용 중인 악기를 저렴한 가격에 소유할 수 있는 플랜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는 IPSF보다 일반 악기점의 렌털악기가 더 관리가 잘 되어 있다고 판단한다. 하지만 IPSF에의 도네이션과 학교 발전을 고려하면 이곳의 악기를 대여하는 것도 깊은 일이 될 것이다.

어바인 공립 초등학교는 4학년부터 의무적으로 음악시간에 오케스트라에 소속하여 연주를 해야 한다. 하지만, 원하지 않으면 합창단을 선택해도 된다. 음악회가 열리면 합창단 대원들은 악기 대신 목소리와 율동으로 이루어진 멋진 공연을 선보인다. 4학년 오케스트라는 현악기 프로그램으로 운영된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중에 선택한다. 5학년이 되면 기존의 현악기를 했던 학생들이 현악기를 계속하거나 목관악기로 바꿀 수도 있다. 목관악기는 플룻, 클라리넷, 트롬본, 트럼펫, 섹소폰 중 선택한다. 아이들이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많아 적지 않은 학생들이 현악기에서 목관악기로 변경한다.

처음으로 현악기를 연주하게 되면 아이의 키나 팔 길이에 따라 사이즈가 다르다. 일반적으로 1/4 사이즈, 반 사이즈, 풀 사이즈 등이 있다. 이 때문에 현악기를 구입하기 전에는 오케스트라의 현악기 담당 선생님과 상의한 후 구매해야 한다. 현악기 담당 선생님이 어떤 사이즈를 구매하라고 부모에게 알려주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어바인 초등학교 오케스트라는 주당 2회의 음악 수업 시간에 악기를 연주한다. 또한 학기 내내 열심히 준비한 곡들을 봄과 겨울에 콘서트를 열고 가족과 이웃을 초청하여 발표한다. 여름방학에는 Summer Camp의 일환으로 IPSF에서 지정한 학교에서 4주 특강 오케스트라에 등록하면 부족한 실력을 연마할 수도 있다. 오케스트라 활동에 관심이 있는 학생이라면 주변에 운영중인 오케스트라단에 지원하여 꾸준히 경력을 쌓아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음악전공을 목표로 하거나 대학교 지원 시 가산점을 받거나 단지 공부, 스포츠, 예술 등 무엇이든 다양한 방면으로 잘하고 싶어서 오케스트라 단원이 되기도 한다. 중학교를 가면 현악기는 학교 오케스트라로 목관악기는 학교의 밴드
부로 선택을 할 수가 있다. 해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가 한데 모여 협연을 하기도 하고 선의의 경연을 벌이기도 한다. 학교마다 특색있는 색과 디자인의 유니폼을 갖춰입은 각 고등학교 밴드부의 공연을 보며 주변 중학교 학생들이 같이 협연하며 응원하는 Irvine Band Spectacular 라는 연중행사도 있다.

이는 영문을 모르며 의무적으로 초등학교에서 악기를 배웠던 내 아들이 중학교 밴드부에 들어가 처음 맞은 선배들과 급우들의 큰 행사에 감동하며 앞으로 평생 악기연주를 즐기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5학년부터는 어바인 교육구에서 장려하는 Irvine Honor Orchestra에 지원할 수 있는데 각 학교의 오케스트라에서 미리 오디션을 보아서 실력있는 아이들이 2월경 오디션에 참가한다. 6학년 때는 매년 12월 초 오디션이 진행되는 All Southern California Youth Orchestra에 지원할 수 있다. 학교 측에서도 이 두 곳의 오케스트라에 학생이 소속되는 것을 매우 영광으로 받아들여 졸업 때면 소속된 학생들을 따로 호명하며 축하해 준다. Pacific Symphony Orchestra의 경우는 13살부터 지원할 수 있으며 매년 6월경 오디션이 있다. 오케스트라의 단원이 되면 정해진 연습시간을 지켜야 하며 각종 학교 또는 지역구 행사나 콘서트에 참가하여 다양한 장소와 환경에서 연주를 한다.

물론 학교 오케스트라에서 제공하는 주 2회의 프로그램만으로 수준 높은 연주 실력을 쌓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주변의 음악 전공 대학생이나 음악학원 선생님들로 부터게 과외를 받으며 꾸준히 실력을 향상시켜 나가는 학생들도 많다. 그렇다고 모든 오케스트라 소속 학생이 음악 전공을 해야한다거나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악기수업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아이가 학교 학습 이외에 음악에 지속적으로 접할 수 있고 경험 많은 음악 선생님에게 음악적 소양을 자극 받고 지식을 얻는다는 것이 어바인 음악 교육의 장점이라 하겠다. 어바인 초등학교의 음악 교육 때문에 이곳으로 이주했다는 지인도 몇몇 있는 걸 보면 말이다.

올 여름 우연한 기회에 가족과 이웃과 함께 Hollywood Bowl 의 아이작 펄만과 LA 필하모닉 공연을 보러 갔다 온 적이 있다. 딱딱하고 권위적인 음악회관이 아닌 별이 총총 올려다 보이는 밤하늘 아래 자유로운 분위기의 연주회였다. 우리가 사는 오렌지카운티 뿐 아니라 LA 지역까지도 우리 주변에 얼마나 많은 크고 작은 음악회나 콘서트를 손쉽게 접할 수 있는지 알고 보면 놀랍다. 큰 맘먹고 연중행사로 가는 공연이 아니라 가깝게 가족이나 이웃끼리 편한 마음으로 가서
정겨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커뮤니티 센터나 근처 대학에서의 무료 콘서트부터, 전문 음악인들의 수준높은 음악회를 경험할 수 있는 화려한 콘서트 홀이나 공연장까지 진정한 미국의 음악문화를 맛보고 참여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현란한 솜씨는 아니지만 이번 크리스마스에는 가족을 위해 작은 음악회를 해보겠다는 첼로를 배우는 딸과 클라리넷을 배우는 아들을 보며 인생에서 음악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또한 어린학생들에게 다양한 음악프로그램과 활동, 그리고 지역사회와 문화에 참여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놀랍고 감사한 마음이 절로 생긴다.

어바인 생활과 교육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언제든지 댓글 주시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이우연의 얼바인 101'은 얼바인 교육정보지 '교차로'에 기고하는 연재기사입니다. '미국생활나기'라는 주제로 Sherry가 미국, 얼바인에 오면서부터 겪었던 시행착오와 이를 통해 얻게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합니다.
얼바인에 대해 궁금하세요? 언제든지 문의주시면 저만의 노하우를 알려드릴게요.
@라이프롱잉글리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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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back 0 : Comments 5
  1. 심현정 2012/01/05 09:06 수정/삭제 답변

    오케스트라..... 말만 들어도 가슴 떨리네요.. 전 태어나서 작명소에서 이름을 지을때 음악에 재능이 있다하여
    어릴적 5형제중 저만 피아노를 배웠답니다. 그리고 초등시절엔 3학년때 들어가 kBS어린이 합창단 단장까지 했엇어요 ㅎㅎ뭐 중학교땐 성악을 배운적도 없지만 성악을 전공하든 피아노를 전공하든 그리하면 좋겠다고 음악선생님이 말씀도 해 주셨답니다. 나중에 인생이 그쪽 방향으로 가진 않았지만 음악은 늘 제게선 떨어질 수 없었던 벗이였지요.... 우리 들째가 남자아이인데 (7세) 피아노를 가르쳐보니 엄청 재능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리틀베토벤'이라
    부릅니다. ^^암튼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을 상상해보니 멋집니다. 우리 큰애도 요즘 클래식 기타를 배우고 있는데
    그것도 현악기에 들어가지요?ㅋㅋ..... 한국에서 가족분들이 오셔서 엄청 바쁘셨겟어요.... 인정많고 똑똑하기까지한 며느리!!...... 시어른들이 참으로 대견스럽게 여기시겠어요..... 동네방네 자랑도 하시구요 ^6 영빠님은 참말로
    장가는 잘 가셨다 그쳐?ㅋㅋ...... 암튼 뱃살 뻬겠다는 결심은 작심삼일로 끝났습니다. ㅋ~제가 원래 그렇거든요.. ㅎㅎ 그냥 맛난거 먹고 맘 편하게 살려구요... 제 나이 올래 마흔 셋인데 작년엔 중국대학생이 저를 스믈 다섯으로 보더라구요 그날 전 좋아서 반은 미쳤드랬어요 ㅎㅎㅎㅎㅎㄱ런데 더 웃긴건 목소리만 들으면 중학생으로 안답니다. ㅋ 암튼 다시 한 번 새해 복 많으 받으시구요 혼자 살찌면 속상허니 같이 쪄요 ㅎㅎ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www.lifelongenglish.com BlogIcon Sherry Lee LifelongEnglish 2012/01/05 11:23 수정/삭제

      피아노를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평생 벗으로 삼고 있으시다고 하니 내공이 상당하실 듯 싶네요. 그러니 둘째 아들도 엄마의 피를 물려 받았겠죠? 잘 키우셔서 훌륭한 음악가로 키우시길 바랍니다. 훌륭한 음악가가 되지 않더라도 엄마처럼 평생 음악을 곁에 두고 산다는 건 너무 멋진 일이죠.

      저와 영빠도 음악에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어려서부터 밥을 먹거나 무료할 때 클래식 음악을 틀어주곤 했어요. 처음에는 반응을 안보였는데, 각자 클라리넷과 첼로를 배우고 나서는 유명 연주자의 연주를 유튜부에서 찾아서 들어보고 연주하고 싶은 악보를 사달라고 합니다. 스스로 음악을 즐기면서 사는 모습이 대견해 보이더라구요.

      정말 대가족이 모였어요. 시부모님, 시동생 부부와 아기까지 매일 9명의 식구가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이면서 밥도 먹고 여행도 다니고 합니다. 물론 불편한 점도 많고 속상한 일도 생겨요.

      하지만 기쁜일도 속상한 일도 모두 삶의 일부분이고 내가 속한 가족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고 즐기려고 노력합니다. 영빠도 가족이건 남이건 자꾸 부딪히고 서로에 대해 속속들이 알수록 친해지고 편해진다고 해요. 저도 동의하구요.

      미국 생활을 몇 년 해보니 저도 숨겨진 살들이 늘어납니다. 나이 살인지 미국 음식이 칼로리가 높아서인지는 모르겠어요. 영빠가 가끔씩 구박도 하는데, 나이가 들수록 입에 맞는 음식이 정해져 있고 바꾸기도 싫더라구요. 그러니 혼자 살찌는 걱정은 안하셔도 될듯 싶네요.ㅎㅎ

  2. 2012/01/06 02:37 수정/삭제 답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lifelongenglish.com BlogIcon Sherry Lee LifelongEnglish 2012/01/06 09:48 수정/삭제

      공립학교 입학에 관한 서류는 제가 여러 글에서 포스팅했으니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영문성적증명서는 반드시 구비해야 하는 필수 서류입니다.

      얼바인 공립학교는 9월에 학기 시작합니다. 이 때를 기준으로 만 나이(생일이 지나야 함)로 8세이면 초등학교 1학년, 9세이면 초등학교 2학년 이렇게 계산하시면 됩니다.

      한국 부모들 중에 한국 학년을 그대로 유지하기를 원하시는데, 이곳에서는 나이가 지나지 않으면 예외는 없습니다. 오히려 ELD 테스트를 봐서 영어나 학력 수준이 떨어지면 아랫 학년으로 다녀야 합니다.

      공립학교에 입학하려면 예외없이 학교에서 요구하는 ELD 테스트를 치뤄야 합니다. 이 시험의 결과로 영어 수준이 떨어진다고 생각하면 ELD 반(질문자가 문의하신 ESL과 유사한 성격)에 6개월 정도 학습한 후 선생님의 평가에 따라 정규반으로 갈 수 있습니다.

      물론 부모가 교장선생님 면담 등을 통해 강하게 요구하면 정규반으로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고학년의 경우 단순히 영어 만의 문제가 아니라 영어로 된 수학, 영어로 된 사회, 영어로 된 과학 등 모든 과목의 영어 용어나 교육과정을 이수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수업의 진도를 따라 가지 못할 수도 있으니 부모님께서 잘 판단하실 문제입니다.

      공립학교 입학 서류 중에서 부모이름으로 되어있는 공과금 영수증이 반드시 필요하며 예외도 없습니다.

      미국에서 거주한 경험이 있으니 아시겠지만, 가족이나 친구가 있다고 하더라도 공과금 영수증을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변경해 준다는 것은 법적으로나 절차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 생각됩니다. 왜냐하면 공과금 영수증의 이름은 거주하는 집의 소유주 또는 임차인의 이름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가장 싼 아파트라도 렌트를 하고 한 달 후에 공과금 영수증을 받는 것 이외에 공립학교에 입학하는 다른 방법은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부 공과금 영수증을 만들어 준다는 등 정상적이지 않은 방법을 권하거나 이용하시는 분도 있는것으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는 더 큰 법적 책임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이라 제가 좋다 나쁘다 말씀드리기는 힘드네요.

      얼바인에서 Sherry

  3. 2012/01/07 12:06 수정/삭제 답변

    비밀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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